머리를 자를 때의 일이다. (‘머리를 자르다’는 고빈도 연어인 것 같은데 ‘머리카락을 자르다’는 이런 자리에서 잘 안 쓰는 듯..? 떠오르는 이미지가 좀 다르다.) 매달 가는 곳이라서 머리를 잘라 주시는 분이 내가 결혼한 지 얼마 안 됐다는 걸 알고 계셨고, 본인도 곧 결혼하실 예정이시라 해서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좀 했다. 그런데 미용실에 틀어져 있는 음악 소리, 드라이기 소리, 바리깡 소리가 계속 섞이니까, 상대방이 말하는 문장의 서술어는 얼핏 들리는데 그 문장의 주어가 뭔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예를 들어 ‘... 술을 안 좋아해서 돈도 아끼고 좋(다?)’와 같은 말들을 들을 때 결혼을 준비하는 헤이디자이너 본인의 커플이 그렇다는 말인지 아니면 머리를 잘리며 이야기를 듣고 있는 나나 우리 부부가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