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운론 5

정보, 언어학, 소통 효율, 음운 이웃 - 흥미로운 사실들

1. 사람은 발화 전체의 단위시간당 정보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 '균일 정보 밀도' uniform information density라고 한다. 정보량이 많은 음절은 길게 발음하고 정보량이 적은 음절은 짧게 발음한다. 1.1. 구글 n-gram 데이터를 가지고 11개 유럽 언어의 단어들을 분석해 보니, 11개 언어 모두에서 정보량이 많은 단어일수록 (정서법 기준) 글자수가 많고, 정보량이 적은 단어일수록 글자수가 적다고 한다. 2. 심지어 똑같은 단어에 대해서도 그렇다. 같은 'nine'이어도, "I would like nine please"라는 말의 'nine'이 "a stitch in time saves nine"이라는 속담의 'nine'보다 훨씬 길고 careful하게 발..

언어학 2025.03.23

언어의 발음이란 자음과 모음이 다가 아니다

https://youtu.be/SwVANDKzG60?feature=shared“O'Neill(2014)에 따르면 피라항어 사용자들(특히 남성)은 성조와 음절무게(? syllable weight)가 유지되는 한 저렇게 자음을 막 바꿔 말하곤 한다는군요.사진의 단어에 대해 맨 위에 제시된 발음이 제일 흔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런 랜덤 교체가 잘 일어난다고 하고,화자에 따라 단어의 특정 위치에서는 /p/, /t/, /k/, /ʔ/ 가 interchangeable하다고.사전에 실려 있는 어휘의 모습을 떠올리면 저한테는 ‘정확히 고정된 분절음의 연쇄’라는 이미지가 가장 대표적인데,적어도 피라항인들에게는 그렇지 않고 성조와 음절무게가 훨씬 중요한가 보네요.음운론에서 분절음이 중심이고 나머진 곁다리란 이미지가 어딘가에..

언어학 2024.12.29

이슬람교 기도 시간 알림 '아잔'의 표기에 관한 짧은 영상 (feat. 화자 마자 브라자)

https://youtube.com/shorts/eR38ceQeLj8?feature=share 작년 신혼여행 출국길에 두바이 공항을 경유했다.(신혼여행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올려 보겠다.)​두바이에 내리고 얼마 안 되어서, 공항에 큰 소리로 어떤 아랍어 방송이 나왔다.아랍어를 모르니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난생 처음 듣는 방송이었다.​처음 듣는 소리이기는 했지만, 이내 어렸을 때 '가로세로 세계사'에서 읽었던 '무슬림들의 기도 시간 알림'인가 보다, 하고 추측할 수 있었다.​그때는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몰랐는데, 최근에 검색해 보고 '아잔'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잔'의 원어는 아랍어 أذان이다.로마자로는 대략 'adhān과 같이 옮길 수 있고, ('는 성문 파열음)국제..

언어학 2024.11.04

영어로 'Beijing' 어떻게 발음하세요? - YouGlish에서 영어 발음 배우고 hyperforeignism 엿보기

Beijing의 발음에 집중하여 들어 보자.  요새 가끔 유튜브로 영어권 뉴스를 보다 보니 'Beijing'이라는 단어의 발음에서 좀 특이한 점이 느껴졌다.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영어권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대부분 Beijing의 'j'를 마치 불어의 'j'처럼 마찰음으로 (ʒ로) 발음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아주 이상한 일이다. 후술하겠지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상한데, 우선 원래 영어에서 /ʒ/가 매우, 아니 가장 드문 자음이기 때문이고,둘째로 Beijing의 원어(중국어) 발음에서도 'j'는 마찰음이 아니라 파찰음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영어 발음으로 하는 편이 차라리 원어에 가깝다는 말) 우선 Beijing을 이렇게 발음하는 일이 얼마나 흔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유튜브(Youtube) 동..

언어학 2024.05.08

한국어 성조? 지금 이 순간의 언어변화 - Praat으로 음높이 조절하여 예사소리를 거센소리로 만들기

평음(예사소리)과 격음(거센소리)을 구분하는 척도를 보통 기식(숨의 양)이라고 설명하는데요, ​ 최근 젊은 세대의 수도권 말에서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사이에 기식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마치 성조처럼 음높이의 차이로 거센소리와 예사소리를 구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 거센소리는 높은 음, 예사소리는 낮은 음, 이렇게 말이죠. ​ 1935년에 어느 41살 아저씨하고 11살 남자아이의 말을 녹음한 자료가 있었는데요, ​ 그때도 이미 41살 아저씨의 말에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간 음높이 차이가 별로 없는 반면 11살 아이에게서는 음높이 차이가 조금 보였는데, ​ 이 음높이 현상에 주목한 연구진이 2005년에 81살이 된 동일인물의 녹음 자료를 분석해 보니,[1] 70년 전보다도 더 음높이 차이를 보..

언어학 2023.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