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매 4

내용어와 기능어, 실질형태소와 형식형태소 - '대명사'는 어느 쪽?

영어 문법을 배우다 보면 '내용어content word'와 '기능어function word'라는 개념을 접하게 된다. 그 개념은 국어 문법 시간에 배우는 '실질형태소', '형식형태소'의 정의와 아주 흡사하다. 얼마나 비슷하냐면, 영어 위키백과 'Content word' 문서의 한국어 번역본 제목은 '어휘형태소'이고 'Function word' 문서의 한국어 번역본은 '문법형태소'일 정도다. (다만 내용어와 기능어는 일단 단어word에 대한 분류이므로 접사 등에 대해서 적용할 수는 없다.) 한국어의 '사람', '배', '크-', '작-', '먹-', '자-' 등이 실질형태소이듯이 영어의 'person', 'pear(ㅋㅋ)', 'big', 'small', 'eat', 'sleep' 등은 내용어이고, 한국어의..

언어학 2023.12.12

실질형태소와 형식형태소 - 국어 문법 수업에서 한 발짝만 더 나아가 생각해 보기

고등학교에서 언어와 매체 과목을 공부하는 학생이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은 실질형태소(어휘 형태소 lexical morpheme)와 형식형태소(문법 형태소 grammatical morpheme)를 구분하는 법을 배운다. (영문법에서 배우는 '내용어content word'와 '기능어function word'도 비슷한데, 다음 글에서 다루겠다.) ‘실질형태소’는 실질적 의미가 있는 형태소이고, ‘형식형태소’는 실질적 의미가 거의 없고 형식적 의미만 있는 형태소이다. 구체적 의미 내용의 양을 따지자면, 보통 실질형태소 쪽이 형식형태소보다 구체적인 의미 내용을 많이 갖고 있다. 이때 '실질적 의미'라는 것은 문법적 기능이 아니라 바깥의 세계에 존재하는 대상물이나 그 속성, 또는 언어 바깥의 세계에서 일어..

언어학 2023.12.11

[학교에서는 못 배우는 국어 문법] 예사소리와 거센소리의 음높이 차이 (Praat)

1분짜리 짧은 영상에 담았다 언어와 매체 등 중고등학교 과정의 국어 문법 수업에서는 잘 다루지 않겠지만, 현대 중앙어의 예사소리와 거센소리는 음높이가 다르다. 정확히는, 뒤따르는 모음에 서로 다른 음높이를 유발한다. 아내에게 음성학을 설명한 것 중에 연관된 내용을 잘라서 1분짜리 영상으로 올린다. 전에 어떤 베트남인이 한국어를 가르치는 유튜브 영상에서 평음/격음의 구분법으로 음높이를 가르치는 것을 목격했는데 아주 흥미로웠다. 기식의 삼중대립이 유형론적으로 흔하지 않은 만큼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 교육에서 이 방법이 적극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쇼츠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했나 보다 ㅋㅋ... 살짝 기대하며 업로드했으나 조회수가 4에서 멈췄다. https://youtube.com/shorts/oS..

언어학 2023.03.05

한국어 성조? 지금 이 순간의 언어변화 - Praat으로 음높이 조절하여 예사소리를 거센소리로 만들기

평음(예사소리)과 격음(거센소리)을 구분하는 척도를 보통 기식(숨의 양)이라고 설명하는데요, ​ 최근 젊은 세대의 수도권 말에서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사이에 기식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마치 성조처럼 음높이의 차이로 거센소리와 예사소리를 구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 거센소리는 높은 음, 예사소리는 낮은 음, 이렇게 말이죠. ​ 1935년에 어느 41살 아저씨하고 11살 남자아이의 말을 녹음한 자료가 있었는데요, ​ 그때도 이미 41살 아저씨의 말에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간 음높이 차이가 별로 없는 반면 11살 아이에게서는 음높이 차이가 조금 보였는데, ​ 이 음높이 현상에 주목한 연구진이 2005년에 81살이 된 동일인물의 녹음 자료를 분석해 보니,[1] 70년 전보다도 더 음높이 차이를 보..

언어학 2023.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