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학 6

이슬람교 기도 시간 알림 '아잔'의 표기에 관한 짧은 영상 (feat. 화자 마자 브라자)

https://youtube.com/shorts/eR38ceQeLj8?feature=share 작년 신혼여행 출국길에 두바이 공항을 경유했다.(신혼여행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차차 올려 보겠다.)​두바이에 내리고 얼마 안 되어서, 공항에 큰 소리로 어떤 아랍어 방송이 나왔다.아랍어를 모르니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어쨌든 난생 처음 듣는 방송이었다.​처음 듣는 소리이기는 했지만, 이내 어렸을 때 '가로세로 세계사'에서 읽었던 '무슬림들의 기도 시간 알림'인가 보다, 하고 추측할 수 있었다.​그때는 그걸 뭐라고 부르는지 몰랐는데, 최근에 검색해 보고 '아잔'이라고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아잔'의 원어는 아랍어 أذان이다.로마자로는 대략 'adhān과 같이 옮길 수 있고, ('는 성문 파열음)국제..

언어학 2024.11.04

어린아이의 언어와 언어변화 - 루마니아어, gw와 b

저희 가족들은 종종 저나 제 동생이 어렸을 때 쓰던 말들을 그대로 사용하곤 합니다. 그 중 하나가 '상반(없다)'라는 말입니다. 이것은 저희가 어렸을 때 '상관(없다)'를 (잘못 듣고?) 잘못 발음했던 것을 부모님이 반쯤 놀리며 흉내를 내시다가 굳어져 정착한 것이라고 합니다. ​ '상관'을 '상반'으로 잘못 발음한 것을 자세히 보면, 다른 건 그대로인데 '과'의 '고(ɡʷ)' 부분이 'ㅂ(b)'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어린 저희의 귀에 'ɡʷ'라는 발음이 'b'와 비슷하게 들렸던 것이겠죠. ​ 흥미롭게도, 저나 제 동생처럼 'ɡʷ'를 'b'로 잘못 듣는 사람이 인류 역사에 꽤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옛날 루마니아어(Romanian)를 사용하던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 루마니아어는 그 유명한 라틴어..

언어학 2024.07.20

영어로 'Beijing' 어떻게 발음하세요? - YouGlish에서 영어 발음 배우고 hyperforeignism 엿보기

Beijing의 발음에 집중하여 들어 보자.  요새 가끔 유튜브로 영어권 뉴스를 보다 보니 'Beijing'이라는 단어의 발음에서 좀 특이한 점이 느껴졌다.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영어권 정치인이나 언론인들이 대부분 Beijing의 'j'를 마치 불어의 'j'처럼 마찰음으로 (ʒ로) 발음하는 것이었다. 이것은 아주 이상한 일이다. 후술하겠지만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이상한데, 우선 원래 영어에서 /ʒ/가 매우, 아니 가장 드문 자음이기 때문이고,둘째로 Beijing의 원어(중국어) 발음에서도 'j'는 마찰음이 아니라 파찰음이기 때문이다. (보통의 영어 발음으로 하는 편이 차라리 원어에 가깝다는 말) 우선 Beijing을 이렇게 발음하는 일이 얼마나 흔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유튜브(Youtube) 동..

언어학 2024.05.08

[학교에서는 못 배우는 국어 문법] 예사소리와 거센소리의 음높이 차이 (Praat)

1분짜리 짧은 영상에 담았다 언어와 매체 등 중고등학교 과정의 국어 문법 수업에서는 잘 다루지 않겠지만, 현대 중앙어의 예사소리와 거센소리는 음높이가 다르다. 정확히는, 뒤따르는 모음에 서로 다른 음높이를 유발한다. 아내에게 음성학을 설명한 것 중에 연관된 내용을 잘라서 1분짜리 영상으로 올린다. 전에 어떤 베트남인이 한국어를 가르치는 유튜브 영상에서 평음/격음의 구분법으로 음높이를 가르치는 것을 목격했는데 아주 흥미로웠다. 기식의 삼중대립이 유형론적으로 흔하지 않은 만큼 외국인에 대한 한국어 교육에서 이 방법이 적극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 이번 쇼츠는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했나 보다 ㅋㅋ... 살짝 기대하며 업로드했으나 조회수가 4에서 멈췄다. https://youtube.com/shorts/oS..

언어학 2023.03.05

한국어 성조? 지금 이 순간의 언어변화 - Praat으로 음높이 조절하여 예사소리를 거센소리로 만들기

평음(예사소리)과 격음(거센소리)을 구분하는 척도를 보통 기식(숨의 양)이라고 설명하는데요, ​ 최근 젊은 세대의 수도권 말에서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사이에 기식의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마치 성조처럼 음높이의 차이로 거센소리와 예사소리를 구분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습니다. ​ 거센소리는 높은 음, 예사소리는 낮은 음, 이렇게 말이죠. ​ 1935년에 어느 41살 아저씨하고 11살 남자아이의 말을 녹음한 자료가 있었는데요, ​ 그때도 이미 41살 아저씨의 말에는 예사소리와 거센소리 간 음높이 차이가 별로 없는 반면 11살 아이에게서는 음높이 차이가 조금 보였는데, ​ 이 음높이 현상에 주목한 연구진이 2005년에 81살이 된 동일인물의 녹음 자료를 분석해 보니,[1] 70년 전보다도 더 음높이 차이를 보..

언어학 2023.03.04

[Praat, 음성학] '칼'을 '깔'로 변형하기

아내의 목소리를 녹음해서 Praat에 넣고 음성 조작 시연을 해 보았다. 한국어 거센소리와 된소리는 모두 후행하는 모음에 높은 음조를 유발한다. (예사소리가 낮은 음을 주는 것과는 반대이다.) 둘의 주된 차이는 기식(aspiration)의 유무이다. '카'는 [kʰá], '까'는 [ká]와 같다. (기식은 IPA에서 위첨자 h로 표현된다.) ​ 음성학을 공부할 때 등장하는 프로그램 Praat을 이용하면 이 '기식'을 없애 버릴 수 있다. kʰá 에서 ʰ 를 없애면 ká가 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실제로 들어보면 재미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XRWb3NIBi4

언어학 2023.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