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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나는 노래 Owl City - This Isn't The End (ft. 특이한 관계관형절 ‘띵낌문’)

블로그에선 말한 적이 없지만 나는 Owl City의 노래를 좋아하는 편이다. Owl City가 2000년대 말~2010년대 초반에 냈던 노래는 거의 다 들어 본 것 같다. 중학생 시절 한동안은 학교에서 심심할 때마다 노트에다가 Owl City 노래 가사를 막 적어서 몇 곡 가사는 다 외우다시피 했다. 그만큼 많이 듣기도 했고... 덕분에 영어 공부도 좀 됐다. 나는 원래 가수나 배우 같은 사람들에 관심이 별로 없는 편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Owl City는 나에게 꽤 특별한 가수인 셈이다. 다만 ‘Owl City의 팬’을 자칭하기에는 여러모로 애정과 관심이 부족하다. Adam Young이란 사람에 대해서 아는 것도 별로 없고 그 사람에게 돈을 투자한 적도 없다. 그래서 그냥 ‘노래를 좋아하는 편’이란 ..

카테고리 없음 2025.04.02

‘외국어 공부’ 따위 시간낭비일랑 당장 그만두자

이제부터 외국어 공부는 한 자도 하지 않겠다. 인공지능 번역기가 이미 있는데 외국어 공부 같은 걸 해서 얻다 쓰겠는가. 한국어만 할 줄 알면 전세계 어느 나라 사람과도 자유자재로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와 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나는 외국어 공부 따윌랑 영영 그만두고 실제로 삶에 도움이 되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겠다. 이제껏 허상을 좇느라 낭비한 인생이 아깝기는 하지만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철이 들어서 다행이다. 그런 의미에서 독일의 대문호 괴테(Goethe)가 남긴 명언을 살펴 보자. “자신의 언어를 아는 사람은, 외국어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알고 있다.” 이 얼마나 중요한 가르침인가! 이미 한국어를 알고 따라서 외국어에 대해 모든 걸 아는 내게 외국어 공부는 시간낭비임에 틀림없다. 이 가르침을..

카테고리 없음 2025.04.01

정보, 언어학, 소통 효율, 음운 이웃 - 흥미로운 사실들

1. 사람은 발화 전체의 단위시간당 정보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 -> '균일 정보 밀도' uniform information density라고 한다. 정보량이 많은 음절은 길게 발음하고 정보량이 적은 음절은 짧게 발음한다. 1.1. 구글 n-gram 데이터를 가지고 11개 유럽 언어의 단어들을 분석해 보니, 11개 언어 모두에서 정보량이 많은 단어일수록 (정서법 기준) 글자수가 많고, 정보량이 적은 단어일수록 글자수가 적다고 한다. 2. 심지어 똑같은 단어에 대해서도 그렇다. 같은 'nine'이어도, "I would like nine please"라는 말의 'nine'이 "a stitch in time saves nine"이라는 속담의 'nine'보다 훨씬 길고 careful하게 발..

언어학 2025.03.23

중국어 공부와의 추억 + HSK ibt 6급 시험 후기 (ft. 중국 서버 이상으로 1시간 지연)

1. 중국어와의 인연, 함께한 시간에 비해 한참 모자란 실력에 대한 한(恨) 17년 전 중학생 시절, '철원도서관(현 철원교육도서관?)'에서 무료 중국어 강의를 수강하며 중국어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무슨 경로로 알게 되어 무슨 마음으로 수강신청했는지 그런 건 다 잊어버렸지만, 꽤 즐겁게 공부했던 건 기억이 난다. 처음엔 꽤 큰 강의실을 꽉 채우던 인원이 언제부턴가 네 명, 세 명으로 줄어서 옹기종기 수업하던 모습도. 그래도 그 중에 나는 꽤 잘 따라가는 학생이었다.​ 난생 처음 내게 중국어를 가르쳐 주었던 선생님은 조선족이라고 했다. '나도 너희처럼 된장찌개 먹으며 자랐다'던가 그런 얘길 하셨던 게 떠오른다. 남동생과 함께 각자 강의를 하나씩 맡으셨는데 남동생 분은 우리말을 잘 못 하셨고 왜인지 영어 ..

카테고리 없음 2025.03.23

내가 5~6살 때 쓴 일기 - 아이의 반모음 인식

2022년 11월 20일 날짜로 이상의 사진 두 장이 “5~6살 때 쓴 일기 - 아이의 문자언어 학습”이라는 제목으로 임시저장되어 있다.‘왔다’라는 말에 들어 있는 이중모음 ‘ㅘ’를 다섯 살(?)의 내가 ‘ㅜㅏ’로 적은 게 흥미로워서 찍은 사진이고 그래서 임시저장해 둔 건데,뭐 ‘아이의 문자언어 학습’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붙여 놓았지만,사실 내가 문자언어 학습에 대해 아는 바는 그야말로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언젠가 대학 도서관에서 모 심리언어학 개론서를 읽고서 “아이는 문자언어를 학습할 때 낱자 자모 단위가 아니라 단어 단위를 먼저 인식하고 배운다”라는, 이제 와서는 맞는지 아닌지도 흐릿한 이해를 갖게 되어서는 그 내용을 여기저기 앵무새처럼 전달하고 다닌 것이 문자언어 학습이란 분야와 나와의 유일한 접..

언어학 2025.03.10

‘그것’이 의존명사구를 가리키는 장면들 - 의존명사구의 실체성?

https://youtu.be/__WXEmLoig8?feature=shared&t=2133:33부터 보시길  ​ "모든 수화언어의 공통조상은 없다." vs. "수어 문자로 쓰인 언어학 개론서를 본 적은 없다."​ 두 문장은 모두 'NP-은 없다'와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지만, 그 구조에 관해 내가 느끼는 감각은 사뭇 다르다.​ 첫 문장의 주어 '모든 수화언어의 공통조상'은 분명히 하나의 명사구처럼 느껴지는 반면, '수어 문자로 쓰인 언어학 개론서를 본 적'을 두고 하나의 명사구라고 말하기는 좀 개운치 못한 느낌이 있다.​ 왜 그게 개운치 못한지 내가 여기서 완벽히 설명할 자신은 없으나 아마 많은 사람이 나와 같은 감각을 공유할 것이다.​ 그런 감각에 대해 일단 아래와 같은 점을 짚을 수 있다.​ "수어 ..

언어학 2025.01.05

언어의 발음이란 자음과 모음이 다가 아니다

https://youtu.be/SwVANDKzG60?feature=shared“O'Neill(2014)에 따르면 피라항어 사용자들(특히 남성)은 성조와 음절무게(? syllable weight)가 유지되는 한 저렇게 자음을 막 바꿔 말하곤 한다는군요.사진의 단어에 대해 맨 위에 제시된 발음이 제일 흔하긴 하지만 그래도 저런 랜덤 교체가 잘 일어난다고 하고,화자에 따라 단어의 특정 위치에서는 /p/, /t/, /k/, /ʔ/ 가 interchangeable하다고.사전에 실려 있는 어휘의 모습을 떠올리면 저한테는 ‘정확히 고정된 분절음의 연쇄’라는 이미지가 가장 대표적인데,적어도 피라항인들에게는 그렇지 않고 성조와 음절무게가 훨씬 중요한가 보네요.음운론에서 분절음이 중심이고 나머진 곁다리란 이미지가 어딘가에..

언어학 2024.12.29

수어의 동시성(비선형적 형태통사론) - 언어학자 페이스북에 댓글 달기

1. 수어의 형태소 중에는 음소(‘수어소’) 여러 개가 앞뒤 순서를 따질 수 없이 동시에 표현(‘발음’)되는 것들이 아주 많다.그리고 두 개 이상의 형태소가 결합할 때 형태소 하나의 음소 일부가, 그 형태소와 결합하는 다른 형태소의 음소로 대체되어 버리는 경우, 게다가 그 두 개 이상의 형태소에 속하는 모든 음소가 동시에 표현되는 경우도 아주 많다.이러한 수어의 특징(‘동시성’)은 음성언어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것이다.아마 이렇게만 들어서는 무슨 말인지 잘 이해가 안 될 것이다.예를 들어 보겠다.(그림으로 곧장 표현하면 편할 텐데 아쉽게도 당장은 여의치가 않아서 글로 대체한다. 기회가 되면 나중에 시도해 보겠다.)아래는 한국수어의 표현들을 간략히 기술한 것이다. (수위, 수향이나 수동의 정확한 양상 등 동..

언어학 2024.11.30

언어의 발음에 존재하는 안전장치, 그리고 언어변화 - 경제성과 명확성의 경쟁, 'splits follow mergers'

요새 아랍어 듀오링고를 하고 있다.  아랍어 듀오링고 하는 중이번 수능 제2외국어를 다 풀어 보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올렸더니 이런 댓글이 달렸다. 그래서 아랍어 공...blog.naver.com  이번에는 아래 두 가지 음절을 듣고 구분하는 문제가 있었다. (뭐 그렇게 명시된 것은 아니지만 대강...) تاب/taːb/ طاب/tˤaːb/ 두 음절은 첫 자음도 /t/ vs /‏tˤ/ 로 다르지만,적어도 듀오링고 음성에서는 모음에도 잉여적인 단서를 넣어서 변별을 용이하게 하는 것 같다. 전자의 모음은 [æ]에 가깝게 들릴 때가 많고(대충 ‘때앱’처럼 들림. IPA로 적자면 [tæːb])후자는 [ɑ]에 가까울 때가 많은 듯.(대충 ‘떠업’처럼 들림. IPA로 적자면 [tˤɑːb])아니면 뭐 떠압 이라고 하..

언어학 2024.11.29

‘곧 만료되는 스토리를 게시했습니다’의 어색한 정보구조

‘누구누구 님이 곧 만료되는 스토리를 게시했습니다.’실은 ‘누구누구 님이 스토리를 게시했는데 그 스토리는 곧 만료됩니다.’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언어학방 참괴 님이 ’띵킴 님이 게시한 스토리가 곧 만료됩니다‘로 정리해 주심)(인스타를 잘 사용하지 않는 내가 뭔가를 오해한 게 아니라면,)‘곧 만료되는 스토리를 게시했습니다’라는 문장은 한국인인 나한테 있어서는 정보 포장(information packaging)이 좀 어색한 문장으로 느껴진다.곧이곧대로 그냥 읽으면 인스타그램에 24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만 유효한 새로운 종류의 스토리 기능이 생겨난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원래의 스토리 기능은 24시간 유효하지만 저 누구누구 님이 올린 스토리는 한두 시간 뒤에 만료되는 특이한 스토리라서 ‘곧 만료되는 스토..

언어학 2024.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