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5ylkhan 2

언어 변화에 대한 옛사람들의 불평 - 규범주의의 패배

내가 아주 좋아하는 게 하나 있다. ​ 그것은 바로, 옛날 사람들이 ‘요즘 것들은 말을 너무 이상하게 해서 화가 난다’라며 남긴 글을 후대의 언어학자가 보고서, '이 글이 쓰이던 당시에 언어변화가 진행되고 있었구나' 하고 알아채는 장면을 목격하는 일이다. 그런 글을 남긴 옛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던 언어변화가 현대에는 당연할 만큼 완전히 정착한 것이라면 더더욱 좋다. (밑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구경해 보자.)​  규범주의와 기술주의에 대한 글에서 말했듯이, 언어에 대한 언어학의 기본 입장은 언어 사용자더러 '언어를 이렇게 써라, 이렇게 쓰면 안 된다' 하고 간섭하는 규범주의(prescriptivism)가 아니라, 언어 현상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고 설명하는 기술주의(descriptivism)이다.​ 그런 ..

언어학 2024.07.28

언어 변화 실험 구상 (단순 표현과 복합 표현)

에스페란토어는 ‘짧다’를 mal-longa(‘un-long')라는 복합 형식으로 표현하고, ‘춥다’를 mal-varma(‘un-warm')라고 또한 복합 형식으로 표현하는데, 나는 이것을 보고 참 ‘자연언어스럽지 않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자연언어는 ’짧다‘나 ’춥다‘ 정도로 자주 쓰는 개념이라면 ’길다‘나 ’따뜻하다‘를 참조하지 않는 별도의 표현을 할당하기 때문이다. ​이쓰쿠일(Ithkuil)어는 더욱 자연언어스럽지 않다. 가족구성원이라는 이유로 ‘아빠, 아들, 엄마, 딸, 부모, 자식’ 모든 단어에 ‘-mm'이라는 부분이 공통되게 존재하고, 각 단어의 의미는 처음에 나오는 모음 하나로만 변별된다. (이쓰쿠일 문법은 아주 복잡해 보이는데... 나는 이쓰쿠일을 공부해 본 적이..

언어학 2023.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