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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문화권 언어의 좌횡서와 우종서, 어휘 비교 - <미움받을 용기> 번역판 구경

한 달 전쯤, 네이버 블로그의 서로이웃 외국어멘토 님께서 의 중국어 번역본을 필사하시는 걸 보고 갑자기 북 호더의 기질이 발동하여, 의 중국어 번역본을 (중국 대륙판과 대만판을 각각 한 권씩) 구매해 버렸다. 다행히 저렴한 중고책을 찾아서, 두 권 합쳐 15,000원도 안 주고 샀다. 지금으로부터 약 7년 전, 군대에 있을 때 어딘가에 꽂혀 있던 한국어판을 읽고 일본어 원서도 구매해 뒀던 터라, 어쩌다 보니 같은 책을 4권 소장하게 된 셈이다. 원래 중국어판을 구매하려던 건 중국어 독해 연습도 할 겸 몇 가지 언어적인 차이들(한자어 구성 등)을 구경해 보고 싶어서였는데, 막상 받아 보니 준언어적(?)인 차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1. 좌철과 우철, 좌횡서와 우종서 일본어판과 중국어판 책의 준언어적 차이..

카테고리 없음 2023.07.09

언어 변화 실험 구상 (단순 표현과 복합 표현)

에스페란토어는 ‘짧다’를 mal-longa(‘un-long')라는 복합 형식으로 표현하고, ‘춥다’를 mal-varma(‘un-warm')라고 또한 복합 형식으로 표현하는데, 나는 이것을 보고 참 ‘자연언어스럽지 않다’라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내가 아는 대부분의 자연언어는 ’짧다‘나 ’춥다‘ 정도로 자주 쓰는 개념이라면 ’길다‘나 ’따뜻하다‘를 참조하지 않는 별도의 표현을 할당하기 때문이다. ​이쓰쿠일(Ithkuil)어는 더욱 자연언어스럽지 않다. 가족구성원이라는 이유로 ‘아빠, 아들, 엄마, 딸, 부모, 자식’ 모든 단어에 ‘-mm'이라는 부분이 공통되게 존재하고, 각 단어의 의미는 처음에 나오는 모음 하나로만 변별된다. (이쓰쿠일 문법은 아주 복잡해 보이는데... 나는 이쓰쿠일을 공부해 본 적이..

언어학 2023.07.09

언어 사용자는 종종 기꺼이 귀찮음을 참는다 - 코퍼스로 엿보는 동음이의어와 음운 이웃 회피(feat. '줄은')

1. 줄은? 준? 35쪽 최근에 교보문고에서 광고하던 일본의 미스테리 소설 을 사서 읽다가 재미있는 걸 발견했다. 괜찮다. 신경 쓸 일이 하나 줄은 건 좋은 것 아닌가. '줄은'에 주목해 보자. ​ 표준어 기준 ‘줄다’의 관형사형은 현재시제에서 ‘주는’, 과거시제에서 ‘준’이다. 규범에 따르면 어간 말음이 /ㄹ/인 용언들은 /ㄴ/, /ㅂ/, /ㅅ/으로 시작하는 어미 앞에서 예외 없이 /ㄹ/이 탈락하는 활용을 하기 때문이다. 국립국어원 트위터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twitter.com/urimal365/status/222599850062127104 트위터에서 즐기는 국립국어원 “‘확연히 준 것’이 적절한 표현입니다. ‘줄다’처럼 ‘ㄹ’ 받침인 동사 어간에 관형사형 어미 ‘-ㄴ..

언어학 2023.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