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학 3

‘곧 만료되는 스토리를 게시했습니다’의 어색한 정보구조

‘누구누구 님이 곧 만료되는 스토리를 게시했습니다.’실은 ‘누구누구 님이 스토리를 게시했는데 그 스토리는 곧 만료됩니다.’를 말하고 싶은 게 아닐까?(언어학방 참괴 님이 ’띵킴 님이 게시한 스토리가 곧 만료됩니다‘로 정리해 주심)(인스타를 잘 사용하지 않는 내가 뭔가를 오해한 게 아니라면,)‘곧 만료되는 스토리를 게시했습니다’라는 문장은 한국인인 나한테 있어서는 정보 포장(information packaging)이 좀 어색한 문장으로 느껴진다.곧이곧대로 그냥 읽으면 인스타그램에 24시간보다 더 짧은 시간만 유효한 새로운 종류의 스토리 기능이 생겨난 것처럼 읽히기도 한다. 원래의 스토리 기능은 24시간 유효하지만 저 누구누구 님이 올린 스토리는 한두 시간 뒤에 만료되는 특이한 스토리라서 ‘곧 만료되는 스토..

언어학 2024.11.25

"불 키고 자면 안 돼요" - '키다'는 왜 생겨난 걸까?

어렸을 때부터 내게는 아주 좋지 못한 습관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불을 켜 두고 침대에 엎드려 밤 늦게까지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하거나 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뭘 하다가 불을 끄지 않고 그대로 잠이 들면 다음 날이 무척 피곤하다. 아무리 많이 자도 제대로 잔 것 같지가 않고, 왠지 모르게 몸 여기저기가 아픈 느낌이 든다. 어제도 잠들기 전에 미처 불을 끄지 못했다. 예전에 구매했던 고 가쓰히로(오승호) 작가의 소설 을 요즘 열심히 읽고 있는데, 어제도 밤 늦게까지 그 소설을 보다가 그만 그대로 잠들어 버린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일어나 보니 왠지 모르게 몸이 찌뿌둥하고 피로가 덜 풀린 느낌이 든다. 그런데 문득 궁금하다. 불을 안 끄고 자면 정말 몸에 좋지 않을까? 검색..

언어학 2024.02.10

'낙뢰'와 표준 발음법과 국어 교육에 관한 단상

비음 뒤의 [ㄹ]을 표준 발음으로 편입시키지 못할/않을 이유가 있을까?이 유튜브 영상에서 기자는 '낙뢰'를 [낭뤠]로 발음한다(9번 중 7번). 표준 발음인 [낭눼]는 겨우 두 번 나온다. ​국어 시험 공부를 열심히 했다면 누구나 알겠지만, 표준 발음법 안에서라면 /ㄹ/은 /ㅇ/ 뒤에서 항상 비음화되어 [ㄴ]으로만 발음된다. (유음의 비음화)​외람되지만 (규범 문법의 많은 내용이 그렇듯이) 지금의 언어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규정이라 할 수 있다. 비음화'만'을 표준으로 삼는 부분이 그렇다는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낙뢰'의 발음은 [낭눼]로 적혀 있다. (와중에 [낭뇌] 옆 스피커 모양을 누르면 꽤 이국적으로 들리는 단모음 [ㅚ]의 발음을 들어볼 수 있다.) [낭뤠]를 비롯하여 비음 뒤의 [ㄹ..

언어학 2022.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