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어느새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운영한 지 vs 운영하기 시작한 지?)
이 글을 올렸던 게 2년 전이라니 정말이지 잘 믿기지 않는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나 많이 지난 걸까.
"하여튼 ... 구문문법과 언어학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고 싶다."
여러가지 이유로 요즘은 저런 글을 잘 안 올리지만, 초창기의 조회수 낮은 몇몇 포스팅에서 엿볼 수 있듯이, 원래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저런 이론 이야기도 종종 해 보려고 했었다. 대학에서 나름 진지한 관심을 두었던 공부를 잊지 않고 이어가고 싶어서였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블로그 포스팅의 내용과 스타일이 지금처럼 바뀌어 온 이유는, 특정 이론 이야기를 많이 다루기에 내 지식과 역량이 턱없이 부족한 탓도 있고, 시간이 모자란 탓도 있고, 그런 소재가 대다수 독자에게 여러모로 가독성이 없기 때문인 것도 있지만, 역시 나 자신의 관심사가 (언어학 안에서) 좀 다른 영역으로 옮겨갔기 때문인 것 같다.
https://cha5ylkhan.tistory.com/m/53
언어현상에 대한 설명이 빈도와 통계, 정보이론, 기능주의 같은 것과 연관되는 게 재미있다. (음운론 수업을 못 듣고 졸업하긴 했지만) 대학에서는 프라하 학파에 대해서 배울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언젠가 프라하 학파에 대해서도 알아보면 좋겠다. (과학사에 관심이 생긴 만큼 언어학사 공부도 재미있을 것 같다.)
그런저런 관심이 이젠 구문문법의 자리를 거의 다 차지해 버린 것 같다. (2년 전의 저 영상에서 Hoffmann이 언급하는 구문문법의 usage-based 이론이 취지상 빈도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는 하다.)
그래서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올렸던 포스팅은 그런 주제에 대해서 조금씩 가볍게 생각해 보는 내용이 많았다. 언젠가 기회가 되는 대로 그런 분야 교재랑 논저도 읽고 공부도 해 보고 위에서 언급했던 '코퍼스를 잘 다루는 본격적인 계산'도 해 보면 좋겠다.
실은 이렇게 관심사와 포스팅 소재가 바뀌어 온 것도 결국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했기 때문인 듯하다. 블로그에 가볍게 한 호흡으로 실을 만한 일상 소재를 주로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너무 추상적이거나 거시적인 주제로부터 조금씩 멀어져 온 듯.
그래도 네이버에서 '2년 전 오늘' 알림을 띄워 준 덕에 한번 읽어 보니 이런 글도 이런저런 재미가 있다.
+ Martin Haspelmath가 쓴 아래 글을 읽었던 것도 구문문법에 대한 관심이 식는 데에 상당히 기여했다. (정확히는 구문문법에 관심이 식었다기보다 진영을 나눌 필요성에 대해 의문이 생긴 것 같다.)
https://dlc.hypotheses.org/2470
오랜만에 다시 읽으니 재미있다.
전에는 미처 못 봤는데 댓글란이 특히 흥미롭다.
자세한 내용은 이 글에서:
https://cha5ylkhan.tistory.com/59
+ 본문과 별 상관 없는 상상
- 음소의 개수, 형태소당 음절의 개수, 음절구조의 복잡성이 서로 트레이드오프 관계인 것
- 예측불가능한 어휘의 개수와 문법규칙의 개수가 서로 트레이드오프 관계인 것
이상과 같은 트레이드오프의 구성요소들을 정보이론적으로 계량할 수 있는 거라면
- 언어학 이론에서 통사론이 가벼워지면 음운, 형태, 화용, 어휘부가 비대해지는 것
이렇게 과학이론이나 언어학이론의 복잡성과 트레이드오프 관계도 정보이론적으로 계량할 수 있는 걸까?
-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어휘'를 딱 한 개만 남기고 무수히 많은 파생규칙으로 다른 모든 개념에 대응하는 어형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a' 유일어휘 -> /a/ 삭제 규칙 -> /o/부착 규칙 으로 'o'라는 ‘어휘’를 '설명'할 수도 있다. (당연히 이런 건 말도 안 되는 이론이지만, 제대로 계량을 하자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 변형생성문법에서 온갖 이동을 상정하다가 결국 이동의 개수가 너무 많아지니까 '무브알파'를 시전해 버리고 제약 위주의 이론으로 갔다고 들었던 것 같다. 제약을 통한 생성이론은 정보량이 어떻게 되는 걸까? 위와 같은 방식의 트레이드오프가 제약 이론에도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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